http://barica.net 소개글을 퍼옵니다. 제가 쓴 건 아니구요 민지네 사이트에 올려진 것입니다.


혹시 바리케이트 음반에 대해 아십니까? 노동자문예창작단이라고 하는 부산지역 문예활동가들이 92년경에 만든 비합법음반입니다. 그동안 mp3파일로 음반에 실린 노래를 들었거나 집회 때 자주 틀어서 익숙한 노래들이 실려있지요. 바리케이트, 가자! 노동해방, 혁명전야라는 노래를 소개하였고, 그 전에 나왔던 노동가요를 정리한 음반입니다.

어떤 분들에게는 물론 이 음반도 기억나겠지만,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가졌던 노동자문예창작단의 공연이 더 기억에 남을지도 모릅니다.

저 또한 제가 다니던 학교까지 와서 문화관에서 있었던 바리케이트 공연을 기억합니다. 구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 속에서 노동현장은 물론 문화계, 학내 분위기마져 썰렁해진 그 시절, 새빨간 깃발과 쇠파이프를 흔들면서 아직 이 땅에 해결해야할 모순이 있음을 몸으로 보여주던 공연이었지요. 어찌보면 시대착오적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도 했지만,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공연이었고, 이러한 공연양식은 아직도 많은 문화공연에서 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.

바리케이트 공연과 음반의 주관자들은 국가보안법에 걸려 구속되었고, 이 후 노동자문예창작단은 해산되고 말았습니다. 하지만 그 공연과 음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그 음반을 찾는 경우가 많았고, 민중가요동호회 회원들 사이에는 생일선물 등으로 희귀해진 테입을 선물하기도 하면서 그 전설을 이어왔습니다.

지금은 과거의 음반을 mp3파일을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. 피엘송이나 이런저런 사이트를 통해서 바리케이트 음반에 실린 곡들도 구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여 소리도 작고 음질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.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몇몇 사람들이 이 바리케이트 음반을 복각하기로 하였습니다.

이와 같이 민중가요 음반을 복각하려는 시도는 얼마전에 청계천8가가 실린 천지인 1집에서 이루어진 적이 있었지만, 그 복각작업은 천지인이 여전히 활동을 하고 있고, 그 때의 음반이 여전한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, 어찌보면 현재의 상황과는 동떨어진 음반을 복각하려는 약간 무모한 시도(?)와는 차이가 있다고 보겠지요.

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패배할 줄 알면서도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24년전 오늘 광주 도청에 남아 처절한 죽음을 맞이했던 시민군들을 생각나게 합니다. 바리케이트가 담아내려고 했던 그 정신은 여전히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이지요. 그리고 이는 5월 광주의 정신을 유지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구요.

복각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http://www.barica.net/라는 사이트를 통해 민지네의 동지들과 소통을 하려 합니다. 단지 바리케이트 음반의 복각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여기 민지네에서 나누는 고민들과 같은 진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으로 하려고 하지요.

아직은 사이트의 느낌이 약간 무거운 편이지만, 좀더 발랄하고, 짜릿한 진보를 지향하는 민지네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. 사이트에 들려보고, 짧은 연대의 글을 남겨주시면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.